진정한 꿈
"꿈이 무엇인가?".. 참 오랜만에 생각해 보는 질문이다. 그 답을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가슴 한켠에 넣어뒀다가 잊을만 하면 다시 꺼내 생각해보는 그런 질문. 꿈에 대한 질문은 어릴적 부터 우리를 끈질기게 따라왔다. 나는 운이 좋게도 그럴때면 확고한 대답을 하곤했다. 때는 12살. 어느 드라마를 계기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화이트 해커'라는 꿈을 가졌었고 20살 까지 무려 9년간 나의 정체성의 한 자리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다. 꿈에 관한 대화를 할 때면 자신있게 화이트 해커가 되고 싶음을 밝혔고 실제로 코딩 관련 공부도 열심히 하며 관련 학과에도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예상 했겠지만, 현재는 해커의 꿈을 접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이에 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
지금은 꿈과 진로를 미리 정하는 것에 대해 조금 회의적이다. 의외로 인생은 정해진 선로 위를 달리는 기차라기 보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용수철과 같다고 생각한다. 중3이 되도록 과학고에 진학할 줄 몰랐고, 고등학생 때는 원하는 학과에 들어갈 수 있을 지 몰랐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그렇게 합격한 학교를 자퇴하게 될 지 몰랐으며, 오히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흥미를 느낄 지 몰랐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는 하나,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열심히 달려나가는 삶이 바람직하고 본받을만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묻고 싶다. 그 진로가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사회나 가족 혹은 타인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한 목표' 라면? 자신은 아니라고, 진정한 꿈이 맞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은게 사실이다. 타자에 의하여 영향을 받아 생긴 우연한 꿈을 자신의 꿈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꽤 많다. 마치 나처럼 말이다. 말년에 이를 깨닫는 건 좀 슬프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꿈을 가지지 말고 아무 생각없이 현재를 살아라" 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좀 더 신중해보자 라는 것이고, 정확히 '무엇을 원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타자가 아닌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초중고 정규 커리큘럼을 따라 대학에 진학했다. 과거의 '나'는 단 한번도 온전한 '나' 가 된 적은 없었다. 보호 받아야하는 어린아이인 '나', 부모님의 자식인 '나', 공부를 해야하는 '나', 과제를 하는 '나' .. 등등. 이러한 타자에 의한 '나' 들에 치여 무수히 많은 선택 중 옳은 선택을 강방적으로 찾곤 했다. 즉, 현실의 조건에 맞추어 선택하게 되는 동시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조차 이에 맞추었다. 물론, 완벽히 독립적인 '나'가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상호작용하는 것이 인간이고 더 나아가 물질 조차 물질 자체 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철저히 '나'가 되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러한 고찰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질문에 의미있는 답을 내렸을 때 진정한 꿈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단순히 직업과 같은 변할 수 있는 요소를 목표로 삼는 것 보다는 '나'에 대한 가치관 등을 목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의사가 될 수도 있고 교수가 될 수도 있고 강사가 될 수도 있고 역무원이 될 수도 있고 정치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직업들은 변할 수 있고 타자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 그러나 목표를 "긍정적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으로 잡는 다면 의사인 지 교수인 지는 더 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그렇기에 꿈을 탐색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나'에 대해 탐구해야 하며, 나아가서는 직업보다는 '나'에게 맞는 가치관을 스스로 정립하여 이를 추구하여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나도 '나'를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 다양한 경험과 만남을 추구하고는 있으나 '나'에 대해 아직 무지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과정이 미래에 후회 없는 온전한 '나'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끊임없이 노력하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아폴로 신전에 쓰여진 글귀로 글을 마친다.
'너 자신을 알라'
'밤샘공부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왜 대학에 목을 매는가 (feat.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 (0) | 2023.07.28 |
---|---|
[공부자극]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해라 (1) | 2023.04.16 |
[공부자극]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1) | 2023.04.15 |
[공부자극] 힘들 때, 더 힘들어지는 이유 (양성 순환 고리) (1) | 2023.04.14 |
[공부자극]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0) | 2023.04.14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우리는 왜 대학에 목을 매는가 (feat.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
우리는 왜 대학에 목을 매는가 (feat. 스타벅스를 가는 이유)
2023.07.28 -
[공부자극]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해라
[공부자극]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해라
2023.04.16 -
[공부자극]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공부자극]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2023.04.15 -
[공부자극] 힘들 때, 더 힘들어지는 이유 (양성 순환 고리)
[공부자극] 힘들 때, 더 힘들어지는 이유 (양성 순환 고리)
2023.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