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자극] 생각이 복잡한 당신께, 도피하고자 하는 당신께
안녕하세요,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멘탈 관리가 공부법 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3월 모의고사도 다가오고, 날씨는 풀리고, 덩달아 마음까지 풀려버린 여러분에게
솔직한 제 이야기를 하나 털어 놓으려고 합니다.
사람 마다 괴로운 시기와 이유는 다를 겁니다.
누군가는 중학생 시절 반항에 눈을 뜨는 사춘기에,
누군가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대입의 차가움을 맛보는 첫 중간고사에,
누군가는 사람과 사람 간의 부딪히는 관계속에서,
혹자는 수능을 본 뒤에,
아니면 지금 이순간일 수도 있겠네요
멘탈이 심하게 흔들렸던 고1, 그 시절의 이야기와
좌절이라는 껍질을 깨고 나온 제 경험이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 속
막막한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는 등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그냥 OO과고 자퇴하고 선린 인터넷고로 가면 안되나?”
제가 불속성 효자였던 시절, 실제로 어머니께 드린 말씀 입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그나마 수학을 잘하고 좋아해서 운좋게 과학고에 입학하였으나,
과학엔 흥미가 없었고 본래 열심히 하는 ‘척’을 잘했던 아이.
나름의 노력은 했으나, ‘열심히’의 기준 자체가 낮았던 아이.
그런 아이의 1학년 첫 중간고사 성적은 불 보듯 뻔했습니다.
7등급 - (통합과학)
6등급 - (수학-상)
5등급 - (수학-하)
20점(절대평가-고급물리)
30점(절대평가-고급화학)
와..
지금 생각해봐도 충격 먹기에는 충분한 첫 시험 점수 인듯 합니다.
완전히 놀았다면 모를까, 중학생 때 비해서는 훨씬 열심히 했으니까요..!
성적을 받고 난 뒤, 부모님께 다음 기말고사는 잘 볼거라고
호기롭게 떵떵 거리기는 했으나,
이미 미쳐버린 공부량과
따라갈 수 없는 제 머리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공부에 흥미가 떨어진 저는
학원을 짼 뒤 하염없이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쟨 분명히 나보단 열심히 안한 것 같은데 시험은 잘 봤지’
‘나 머리 좋은거 아니였나..’
‘요즘 과학고는 5등급 받아 봤자 좋은 대학교 못간다는데.. 난 그 5등급도 안되네..?’
‘공부 해봤자 얼마나 오르겠어? 더군다나 요즘은 공부랑 성공은 크게 관련 없다며’
‘빌게이츠랑 스티브 잡스도 자퇴했다던데’
‘근데 난 무슨 목표로 살고 있는거지?’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다’
끊임 없이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을 때 쯤,
진지하게 다 포기하고 싶게 될 때 쯤,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선린 인터넷 고등학교로 전학’
지금의 제 비전은 “나로 인해 다른 이의 삶이 방향성을 찾아가는 것” 이지만,
그 때 저는 그저 “멋진..! 화이트 해커”가 목표일 뿐이었습니다.
정보 과목은 나름 좋아라 했고 외부 대회에서 수상받은 경험이 있어서
“멋진..! 화이트 해커”가 되기 위해선
과학, 국어, 영어 등의 잡다한 공부는 필요 없다고 느꼈습니다.
하루 하루 고통스러운 과학 공부를 할바에야 전학을 가서 빨리 기술을 익히자는 생각 이었죠.
물론, 지금도 당시의 전학 이라는 선택지에서 나름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전학을 갔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겠지요.
그렇게 전학을 결심했고,
그 소리를 들은 어머니 께선
당연하게도
수많은 잔소리와 꾸증을 제 귀에 때려 박으셨습니다
예상된 결과 였으나,
이미 엇나가기 시작한 저는
곧바로 가출을 결정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딱히 계획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뭐랄까.
평소 꿈도 꾸지 못할
일탈에 대한 자그마한 유희와
만화 처럼
기연을 만나 꿈을 찾고 마음에 뜨거운 동기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그저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제가 꿈에 그렸던 고려대학교에 한번 가보고 싶었고,
복잡한 제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쓸데 없이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고려대학교 캠퍼스를 그냥 걸어보았습니다.
남들은 꿈꾸던 대학에 오면 동기부여를 받는 다고들 하는데
다 그런건 아닌가 봅니다.
가출을 하면 뭔가 바뀔 줄 알았는데
전혀 바뀐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꿈에 대하여 갈망하면
구체적인 동기와 가슴이 뜨거워지는 목표가 생길 줄 알았습니다.
인생에 대해 깊게 탐구하면,
이름난 철학자 처럼
무엇인가 깨달을 줄 알았습니다
아니
분명 그래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담임 선생님께, 무단 결석에 대한 해명을 해야 했고
부모님께
다시 학교를 가야겠다는 말을 기계적으로 뱉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반강제적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답답하고 먹먹한 마음과 함께
다시 펜을 잡았습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을 것 같았지만
결국 또 포기하게 될 줄 알았지만
그렇게
4개월 뒤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첫 수학시험에서
반 1등을 했습니다.
…
이런 글을 쓰는 건 처음이라, 미숙한 필력 때문인지 벌써 1시간은 지난듯 하네요..
뒤이어 성적을 올리게 된 과정에 대하여 또 이야기 드리도록 하겠으나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건,
“전 이렇게 방황했지만, 결국 노력해서 성적을 올렸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가 아닙니다.
그냥
여러분이 지금 뭘 하든 잘하고 있다고,
당장은 방황하고 계속 넘어지는듯 하더라도 잘 가고있는 거라고,
아무런 의미 없어 보이는 이 순간이 언제가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이 많은건 생각이 깊기 때문이라고,
뒤돌아 봤을 때 후회할 것 같은 순간 이라도
멀리서 보면 필연이라고.
넘어지면 뭐 어떠합니까 좀 돌아가면 어때요.
결국, 여러분은 해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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